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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녀왔다/노포 투어

소주를 부르는 노포, 남가좌 닭내장집

 



집 근처 멀지 않은 곳, 닭내장탕으로 유명한 곳이 있다고 해서 체크해뒀는데 코로나 터지고 노포는 잘 안 가게되었던지라 이사한지 반년이 넘어서야 방문했다.

 

사실 닭내장탕은 내 돈을 주고 먹어본 기억은 없다. 어렸을 때 부모님 따라 먹어보긴 했지만... 아무튼 동거인과 나는 부속류를 좋아하는 편이라 큰 거부감 없이 향할 수 있었다. 

다만 위생에 대한 얘기가 좀 있어 가좌역에서 내릴 때부터 눈을 흐리게 뜨고 걸어갔다.

 

 근방에서 반 년이나 살았는데 가좌역은 처음!

가좌역 4번 출구에서 횡단보도를 건너 직진, 장군 보쌈이라고 적혀있는 시장 골목으로 들어가면 닭내장집 간판이 보인다.

 

 

을지로 노포가 떠오르는 스웩 넘치는 매장 앞. 매장 내부도 만만치 않았지만...ㅋㅋ 사람도 많았거니와 다른 블로그에 사진이 많기에 굳이 찍지 않았다.

 

 

메뉴판. 닭이 메인인 식당에 뜬금없이 적혀있는 소 허파가 궁금했지만 호기심을 누르고 본래의 목적이었던 닭발 1인분과 닭내장탕 소를 주문했다.

(주문하는 와중에 주류 메뉴의 청아가 시선 강탈ㅎㅎ)

 

 

메뉴를 주문하면 배추김치, 나박김치, 배추, 쌈장이 나온다. 김치가 아주 잘 익어 쌀밥을 부르는 맛이다. 시원하고 상큼해 입맛 돋우는 나박김치도 맛이 좋다. 메인 메뉴가 나오기 전부터 기대감을 부르는😋

 

 

닭내장탕 소. 뚜껑이 닫힌 채로 서브되는데 사진을 찍기 위해 열어봤다. 깻잎이 냄비를 온통 덮고 있는데, 아직 익지 않은 닭내장 비주얼에 익숙하지 않을 분들을 위해 꽉 채운 건 아닐려나~ 생각도 들었다. 사진만 찍고 뚜껑을 덮은 뒤 푹 끓여줬다.

 

 

주문하면 금세 나오는 닭발. 8000원이지만 양이 꽤 실하다. 

 

옛날 떡볶이(ex: 금미옥 떡볶이)가 떠오르는 달달칼칼한 고춧가루 양념이 닭발에 듬-뿍 묻어있는데 장시간 끓여져 젓가락, 손가락으로 살이 쏙쏙 발린다. 물론 젓가락 따윈 필요없다. 바로 입으로 직행하면 되니까🤭

냄비 가득, 닭발을 잔뜩 넣고 끓여서인지 양념이 정말 진득하다. 함께 먹은 진희는 콩가루 같이 고소한 맛이 나서 좋았다고.

 

뼈 바르지 않은 닭발이 얼마 만이더라..🙄사진으로 보니 비주얼이 더 강렬해보이지만 이제 저 맛을 아니까 맛있어 보인다.  

 

매운 거 잘 못 먹는 편인데(불닭볶음면 소스 다 안 넣고 먹음) 처음 한 입 먹었을 땐 "이 정도면 괜찮은데?"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 먹으면 먹을수록, 그라데이션처럼 칼칼함이 입 안에 누적되어 점점 힘들어진다ㅎㅎ

소주와 물, 함께 나온 나박김치를 함께 먹으니 중화되어 먹을 만 했다. 특히 나박김치와 궁합 최고😋

 

 

(같은 것 같지만 다른 사진. 김이 더 예쁘게 나왔읍니다.)

 

닭발을 다 먹고 소스를 잠시 놔뒀는데 식으니까 젤리처럼 굳는 것도 재밌었다. 젤라틴이 듬뿍! 피부에 발라도 좋을 것 같았다(아님)

 

 

닭발을 다 먹을 때 쯤 국물이 완성된다.

닭 모래집, 염통, 미성숙란 등 각종 내장과 야채가 실하게 들어있다. 닭내장탕에 익숙하지 않더라도 돼지국밥을 먹는다면 어렵지 않을(?) 비주얼이다. 가격이 15,000으로 저렴한 편인데 건더기가 정말 실했다. 볶음밥을 안 먹어도 꽤 든든한 느낌. 

 

 

양배추, 채썬 무, 생강, 깻잎, 대파 등 각종 야채도 듬뿍, 내장 부속도 잔뜩 들어가 국물이 정말 시원하다.
국물 한 입 먹고 가장 먼저 생각나는 건 역시 쏘주!

각종 내장의 다양한 식감이 재밌어, 먹는 재미도 쏠쏠하다. 오돌오돌한 부위부터 쫀득한 부위, 곱창 맛이 나는 쫀득한 부위 등. 건더기가 잔뜩 들어갔지만 닭이 베이스이다보니 국물의 바디감이 두텁지 않아 더 좋았다. 소주 좋아하는 친구들이 절로 떠오르는 맛.

 

(메인 재료가 다르지만 깻잎이 잔뜩 들어가서인지 호수집의 닭도리탕이 생각났다. 물론 저는 닭내장탕 쪽이 좀 더 취향!)

 

 

다 먹고 주문한 한국인의 디저트 볶음밥(2000원).

 

 

적당량 남은 국물을 가지고 가서 밥을 볶아주시는데... 졸아든 국물의 정수(?)를 머금은 쌀알에 은은한 참기름 향이 배어있어 게눈 감추듯 금세 비우게 된다. 먹으면 먹을수록 드는 생각은 “왜 이제야 왔지?🤣”

 

 

2인 27000원으로 배 땅땅 두드리며 나올 수 있었던 정말 만족스러웠던 식사였다. 

 

여러 블로그와 뽈레 포스팅 등 위생에 관한 이야기가 많은데... 솔직히 흐린 눈으로 식사를 해서 디테일은 잘 못봤다. 국물을 먹고 나니 화장실도 가기 싫더라. 왜냐면 또 와야하니까... ㅎㅎㅎ

다른 블로그 얘기로는 화장실은 새로 공사해서 의외로 깨끗하다고 하던데, 나는 앞으로도 안 갈 예정이다.

 

식사를 마치고 닭발 1인분을 추가로 포장해왔다. 봉지 째로 냉장보관했는데 다음 날 한 덩이의 거대한 젤리가 되어있더라. 전자렌지에 돌려먹었고 여전히 맛있었다.

닭내장탕도 포장이 된다고 하니 다음엔 포장해서 먹을 예정!

 

정리하자면

 

노포와 닭발에 익숙하신 분,
소주 좋아하시는 분에게 강력 추천하고 싶은 곳.

동원집, 산수갑산 등이 익숙한 분이라면 여기도 무난히 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닭내장집

[카카오맵] 닭내장집
서울 서대문구 수색로 28-5 (남가좌동) http://kko.to/24wuaFKDp

닭내장집

서울 서대문구 수색로 28-5

map.kakao.com

매일 10:30 ~ 22:30
첫째, 셋째 주 목요일 휴무